나는 전부 다 사랑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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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사랑해보지 못한 사람은 전부 다 사랑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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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엔 사랑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줄로만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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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없는 편지를 기다란 건물 옥상으로 가져가, 눈처럼 내리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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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장이라도 답장이 올지 몰라 웃으며 빈 우체통을 열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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휙, 돌아보면 혹시라도 우체부 아저씨께서 서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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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통의 편지가 차곡차곡 쌓여있는 저 가방에서 단 한 점의 사랑이라도 내게 꺼내어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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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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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당신께만 편지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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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있었던 일들을 적고, 또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을 적고 있으면 마음이 벅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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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당신 주소 적어 내려갈 때가 가장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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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이 있는 편지라니.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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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분의 사랑으로 나는 배가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