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guage

현재 위치
  1. 게시판
  2. 편지 읽기

편지 읽기

편지를 읽어주세요.

게시판 상세
제목 묵묵히 제 할 일을 계속해 나가다 보면,
작성자 postershop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22-03-02 15:30:24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216

묵묵히 제 할 일을 계속해 나가다 보면, 이따금 알 수 없는 무기력함에 걸려 넘어지곤 합니다. 한번 넘어지고 나면 그리 아픈 곳도 없지만, 이상하게 금방 일어설 수가 없습니다. 일어나야 하는 이유를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냥 그대로 누워있다 보면 어느새 배고픔도, 목마름도 잊어버립니다. 이럴 때 곁에 누군가가 없다면, 혹은 무서운 산짐승이라도 쫓아오지 않는다면 제힘으로 일어서기가 힘듭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넘어진 사람들을 길 잃었다고 표현합니다. 그들은 삶을 한곳에서 출발해 다시 어느 한 곳으로 도착해야 하는 여행의 개념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생각입니다. ‘도착’이라는 단어부터 공허하고 허무하기 짝이 없습니다. 도착 뒤에는 다시 출발이, 출발 뒤에는 다시 도착이 계속해서 이어질 뿐입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이 출발과 도착에 각각의 이유가 꼭 필요로 하다는 점입니다. 이 이유라는 것 없이는 쉽사리 출발할 수도, 도착할 수도 없게 됩니다. 출발하지 않으면, 혹은 도착하지 않으면 그대로 홀로 남겨질 것 같은 불안감에 많은 이들이 억지로라도 그 이유를 찾아 헤맵니다. 이런 생각과 과정은 누가 보아도 불합리합니다.

하지만 저라고 무어라 삶에 대해 아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여러분과 여행을 떠나기보다 함께 춤을 추고 싶습니다. 음악이 시작되면 저마다 제멋대로 춤을 추면 좋겠습니다. 춤이란 것에는 거창한 이유가 없어서 좋습니다. 단지 음악이 듣기에 신나면 더 열심히 팔과 다리를 흔들고, 또 듣기에 슬프면 잠시 앉아 고개를 흔드는 것뿐입니다.

발이 꼬여 넘어지거든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웃어넘기면 그만입니다.


첨부파일
비밀번호 수정 및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댓글 수정

비밀번호 :

/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

WORLD SHIPPING

PLEASE SELECT THE DESTINATION COUNTRY AND LANGUAGE :

GO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