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금성을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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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누군가를 기다리는 양, 항상 같은 자리에서 빛나는
저 작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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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파도에도 쉽게 흔들리는 사람에게 길잡이가 필요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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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적어도 한 사람에게 만큼은
금성 같은 존재가 되기를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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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밝지는 않지만, 찾고자 하면
언제든 알아볼 수 있을 만큼은 빛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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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달력 앞에 흔들리지 않는 저 별을 닮아야 한다.